“아프다고 말하는 데도, 병원은 멀었다”
고환이 가끔 댕기고 아팠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뻐근함쯤으로 여겼다.
하지만 통증이 자꾸 반복됐다. 낯설고 불안했다.
결국 서산의료원을 찾았다.
의사 선생님은 정계정맥류라는 말을 꺼냈다.
처음 듣는 이름, 생소한 병명에 순간 멍해졌다.
그런데 더 놀라웠던 건,
"우리 병원에서는 수술이 안 됩니다. 큰 병원으로 가셔야 해요."
라는 말이었다.
그때부터 병원 찾는 여정이 시작됐다.
서산을 기준으로 지도 앱을 열었다.
천안, 대전, 홍성, 청주… 이름은 익숙하지만
정작 어디가 어떤 수술을 해주는지 정보는 너무 적었다.
검색하고, 문의하고, 전화를 돌렸다.
시간도, 마음도 지쳐갔다.
‘왜 이런 기본적인 의료 정보가 이렇게 접근하기 어려울까?’
‘왜 내가 사는 곳엔 이런 병 하나 수술받을 수 있는 병원이 없을까?’
다행히 천안 순천향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안도감보다, 이상하게 서운함이 먼저 밀려왔다.
‘서산에는 왜 이게 안 될까?’
‘이건 나만의 문제일까?’
정계정맥류는 흔한 질환이지만,
민감한 부위라 누구에게도 쉽게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나는 이제 말하고 싶다.
몸이 아프다는 건, 단지 병을 앓는 것이 아니라
병원까지 가는 길까지도 견뎌내야 하는 일이라는 걸.
요즘 병원에 가는 게 참 쉽지 않다.
의사도 부족하고, 고령화로 어르신들은 더 많아졌다.
순천향병원에 갔을 땐, 번호표 하나 뽑고 2층 비뇨기과로 올라가
말없이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2시간 가까이 앉아 있으니
엉덩이보다 마음이 더 저려왔다.
다행히 점심시간 직전, 마지막 순서로 진찰을 받을 수 있었다.
의사 선생님 앞에서 내 ‘소중한 부분’을 보여줄 때
내 안의 뭔가가 스르르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이리저리 살펴보시고, 만져보시고 나더니
“초음파 찍고, 피검사·소변검사 하고 다시 오세요.”
하는 말씀이 돌아왔다.
사실 난 병원이 참 싫다.
딱히 큰 병을 앓은 적도 없고,
몸 어디가 아파도 참고 넘기는 편이다.
그런 내가 병원 문턱을 넘게 된 건
'이제는 그런 나이를 맞이했구나' 하는 자각 때문이었다.
고장 나기 시작하는 몸,
그걸 받아들이는 마음이 더 힘들다.
마지막 검사가 나를 무장해제시켰다.
남자 간호사가 따라 들어오라는 거다.
방 안엔 벽에 자세 그림 하나.
그걸 보더니 간호사가 말했다.
“바지 내리시고, 옆으로 누우세요.
무릎은 가슴 쪽으로 붙이시고요.”
그 자세 그대로,
낯선 손가락이 항문 쪽으로 다가왔다.
전립선을 마사지하는 검사란 걸 알지만,
몸보다 부끄러움이 먼저 반응했다.
마음은 뻣뻣하게 굳었고,
그 간호사 손끝의 조심스러움이 더 미안하게 느껴졌다.
어색하고 묘한 침묵 속에서
문득 내가 말했다.
“그냥 제가 손으로 할까요…?”
말을 뱉고 나니 나도 민망하고,
간호사도 쓴웃음을 지었다.
어쩌면 그 순간,
내가 병원에서 지키고 싶었던 건
몸이 아니라 ‘자존심’이었는지도 모른다.
참고로 난 개복수술을 하기로 했고
전날 입원 다음날 수술
그리고 하루 입원
그리고 다음날 퇴원으로
일정을 잡았다.
🩺 정계정맥류 수술, 두 가지 방법 쉽게 설명해드릴게요
정계정맥류 수술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1. 색전술 (혈관 안에서 해결하는 방법)
이건 절개 없이 하는 방법이에요.
팔이나 다리의 혈관(주로 허벅지)으로 아주 가는 관을 넣어서
문제가 되는 고환 쪽의 정맥까지 도달한 뒤,
그 정맥을 막아버리는 방식이에요.
쉽게 말하면,
"새는 수도관을 안에서 막아버리는 것"
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 장점:
- 절개 없이 진행되니까 흉터도 거의 없고 회복도 빠른 편이에요.
✔ 단점: - 재발 가능성이 있고,
- 이 시술이 가능한 병원이나 전문의가 제한적이에요.
2. 개복수술 (정맥을 직접 묶는 방법)
수술 부위는 아랫배나 허벅지 위쪽을 2~3cm 정도 절개해서 진행돼요.
- 문제 혈관을 직접 보고 처리하기 때문에 재발률이 낮아요.
✔ 단점: - 절개 부위가 생기니까 회복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어요.
- ✔ 장점:
- 이건 우리가 흔히 아는 외과 수술 방식이에요.
고환과 연결된 정맥 부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문제가 있는 혈관을 묶거나 잘라내는 방식이죠.
두 방법 모두 고환의 혈액순환을 정상화시켜
통증을 줄이고, 경우에 따라 정자 기능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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